스티브 유(일명 "유승준"이란 외국인)의 입국은 과연 가능할까?

 

 

15일 서울고등법원 행정 10부(한창훈 부장판사)는 유 씨가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비자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한다”며 “LA 총영사관이 내린 비자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법원조직법 제8조(상급심 재판의 기속력)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 한다는 근거조항에 따라 하급심인 고등법원이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판결한 결과입니다. 이걸 두고 고등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입국 금지 결정으로부터 13년 7개월이 지나 이뤄진 비자발급 거부 처분이라는 행정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히면서 원심을 파기 환송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2002년 법무부 장관의 입국 금지 결정만을 근거로 LA 총영사관이 유 씨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당시 상황과 법률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재량권 불행사의 하자’라고 판단했습니다. 한마디로 절차상 위법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대한민국과 특히 병무청을 철저히 농락한 미국인 스티브 유는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고 재외동포가 됐습니다. 그러자 병무청은 “유 씨가 재외동포 자격으로 재입국할 경우 국내에서 영리 활동을 못 하게 하고, 이게 불가능하다면 입국 자체를 금지해 달라”라고 법무부에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2002년 국내로 들어오려던 미국인 스티브 유는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인 스티브 유는 정말 만 38세이던 2015년 9월 LA총영사에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만 38세가 되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습니다. 이에 LA 총영사는 법무부가 2002년 유 씨의 입국을 금지했다는 점을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미국인 스티브 유는 소송을 냈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 7월 대법원은 원심인 고등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파기 환송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 승소 판결로 인해 미국인 스티브 유가 국내로 들어올 여지가 생긴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비 대법원에 재상고한다는 방침이어서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는 여전히 종전의 행정처분은 유효하고, 설령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났다 할지라도 대법원의 확정판결은 행정청의 재량권 불행사라는 절차상의 하자만을 다룬 것이어서 또 다른 사유를 가지고 재량권을 심사하고 그 결과 입국 거부처분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결국 미국인 스티브 유의 국내 입국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한국을 철저히 기만하고 농락했다는 측면에서라도 입국은 안된다고 보입니다. 입대 전 병역이행을 약속했고, 그것조차도 현역이 아닌 공익 판정을 받았고, 더불어 병역 미이행자임에도 불구하고 병무청이 특별히 해외 공연을 허락했음에도 일본에서의 해외공연을 틈타 미국으로 도주해버린 케이스이기에 더더욱 입국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스티브 유를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LA 총영사관과 법무부 그리고 병무청의 올바른 대응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