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지 제3장 - 선택과 결정(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 :: 신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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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루지 제3장 - 선택과 결정(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
    독서 및 감상문 2022. 11. 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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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비합리적인 우리의 뇌>

     

    1. 우리의 뇌는 돈을 상대적으로 계산한다

     

    여러분이라면 100달러짜리 전자레인지를 사는데 25달러를 아끼기 위해 시내 반대편까지 차를 몰고 가겠는가?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반면 1000달러짜리 텔레비전을 사는데 똑같이 25달러를 아끼기  위해 시내 반대편까지 차를 몰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차를 몰고가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딱 두 가지다. 운전에 사용되는 여러분의 시간의 가치와 휘발유의 지출이 바로 그것이다. 여러분의 시간과 휘발유의 가치가 25달러보다 적으면 차를 몰고 가는 것이고 그것이 25달러보다 많으면 차를 몰고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냉철한 눈으로 따지자면 1달러는 1달러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에 대해 덜 합리적인 방식(전자레인지에 대해선 무려 25%나 할인된 가격으로 샀군!! 반면 텔레비전에 대해선 고작 2.5% 아낄려고 시내 반대편까지 가다니 아주 시간이 남아도는군)으로 상대적인 관점에서 생각한다. (p 122)

     

    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걸까?? 사실 나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웃음이 나왔다. 비슷하게 생각한 경험이 있어서.

     

    생각건대, 우리의 뇌는 뭔가 비교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까??  사실 절대적 빈곤도 괴롭지만, 사람을 더 못 견디게 만드는 건  실제론 먹고사는데 별지장이 없더라도 친척이나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가난하다고 느끼는 상대적 빈곤, 상대적 박탈감이다.  뿐만 아니라 시험을 망쳤을때,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시험을 망쳤다면 기분이 크게 나아지는 점도 그렇다. 비록 내 점수 자체는 낙제점에 가까울지라도. 

     

    이런  맥락에서 같은 가격을 할인받아도, 본 가격대비 할인받은 비율이 크면, 내가 많은 돈을 아꼈다고 느껴서 저런 기분이 드는 건가보다. 비록 똑같은 25달러를 할인받았음에도. 

     

    가격을 상대적으로 인식하는 면도 있지만, 뭔가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과 비교를 하는게 습관인 우리 뇌의 뿌리 깊은 인식 작용도 크게 한 몫해서 저런 느낌이 드는 거 같다

     

     

    2. 우리의 뇌는 가격과 가치를 혼동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가 소개한 일화이다. 어느 상점 주인이 자기가 팔고 있는 목걸이 처분을 고심하다가 휴가 가기 전 메모로 직원들에게 반값으로 팔라고 지시했는데, 그 직원이 메모를 잘못 이해하고 오히려 2배의 가격으로 목걸이 가격을 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100달러에 잘 팔리지 않았던 목걸이가 2배로 가격이 상승한 상태에서 모두 팔렸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표시 가격을 그 물건의 가치로 간주했기 때문일 것이다.(p 128)

     

    이런 뇌의 혼동이 명품이 가격을 올려도 계속 잘 팔리는 이유일까?? 면소재 옷을 아무리 정교하게 잘 만들어도 혹은 아무리 좋은 소재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티셔츠 한 장에 70만 원의 가치가 있을까??  하지만 그것을 사서 소비하는 고객이 있고 잘 팔린다는 점이다. 그 제품을 사용하거나 구매하면  내 가치도 같이 올라간다는 그런 착각 때문인 걸까??

     

    2014년 MAMA 시상식에서 영화배우 강소라 씨가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난  예쁜 원피스를 입고 포토존에 나타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당시 착용했던 원피스가 온라인상에서 3만 9천 원짜리 원피스라는 점이 알려져서 더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비싼 가격이 가치를 높여주는 게 아니라 나 자신 스스로가 내 가치를 만든다. 

     

     

    3. 우리의 뇌는 틀짜기에 취약하다

     

    한 나라에 희귀 질병이 유행해서 600명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상상해보자. 그래서 이 질병을 퇴치할 두 대안 프로그램이 제안되었다. 이때 두 대안 프로그램 결과에 대한 과학적 추정치는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A를 채택하면, 200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다

    프로그램 B를 채택하면 600명의 생명을 구할 확률이 3분의 1이고,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할 확률이 3분의 2이다.

     

    이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생명을 위험에 떠맡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램 A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대안을 다음과 같이 다르게 제시하면 사람들의 선택이 정반대로 바뀐다

     

    프로그램 A를 채택하면 400명이 죽는다

    프로그램 B를 채택하면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3분의 1이고, 600명이 죽을 확률이 3분의 2이다

     

    위 두 가지는 표현 방식만 바뀌었을 뿐 두 가지는 실제는 완전히 똑같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틀짜기 라고 부른다. (p130)

     

    조삼모사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난 대목이다. 본질은 똑같은데, 표현만 다르게 하니 사람들이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속담에선 원숭이로 빗대어 표현했지만, 사람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을 거 같다. 심리학에서 조삼모사 같은 상황을 만들어 이미 실험을 통해 틀짜기란 정의까지 내린 걸 보더라도.  

     

    달리 생각해보면 이런 기법을 아는 자들이 우릴 속이려고 말장난을 하면 어쩌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속절없이 당할 수 도 있겠다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미 광고업계에서는 이런 인간의 취약점을 알아차리고 이런 방식을 이용해서 광고를 한다고 한다. 

     

     

    4. 정치인과 광고주들이 즐겨 쓰는 전략

     

    틀자기가 이렇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까닭은 선택이 불가피하게 기억의 매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화를 통해 형성된 우리의 기억 체계는 그때그때의 맥락 특징에 의해 본질적이고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맥락이 바뀌면 여러분의 선택도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결정하는 그 순간에 우리가 무엇을 기억 속으로 불러내는지가 때로는 결정적은 차이를 낳는다. 실제로 광고업 전체는 이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어떤 상품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유쾌한 연상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이 적절하든 적절하지 않든 그 상품은 더 잘 팔릴 것이다.(p131)

     

    이 단원의 소제목들만으로 말을 만들어보니 "돈을 상대적으로 계산하는 우리의 뇌는 가격과 가치를 혼동하고, 거기에  맥락에 따라 다른 태도를 취하게 되어 심리학에서 말하는 소위 틀짜기에 매우 취약하다." 

     

     

    그 결과 이런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광고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는 주머니를 탈탈 털리고 있다. 요즘엔 광고의 모습도 너무 다양하고, 그 기술도 정말 정교해서 결국 우리는 알고도 당한다

     

     

    <근시안적 선택과 할인 쌍곡선>

     

    1. 진화의 모순: 선조의 자산이 현대인의 부채가 되다

     

    우리는 배고픔을 느낄 때면 소금과 정제 설탕의 쾌감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건강이라는 장기 목표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에 이끌린다.

     

    이것은 당연히 진화와 관련이 있다. 합리성이라 말 그대로 관련 증거들을 철저하고 사려 깊게 비교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포유동물의 기억 회로는 전혀 이런 목적에 맞게 조율되어 있지 않다. 기억의 맥락이 이렇게 말하는데 합리성이 저렇게 말하고 있다면 합리성은 언제나 지고 만다. (p 134)

     

    우리 같은 평범한 일반인들은 조상님이 물려준 기억의 맥락의 힘이 강해서 늘 합리성이 무릎을 꿇는 거 같다. 그래서 맥락의 힘을 누르고 합리성에 근거를 둔 사람들이 성공하는 거 같다. 이걸 자제력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거같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철저한 몸 관리로 유명하다. 물론 그처럼 지독하게 철저한 몸 관리를 어느 누가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맥락 기억에 사로잡혀 절제되지 못한 생활을 한다면 경쟁에서 밀려 소리 소문도 없이 그냥 사라진다.

     

    통산 305승과 5번의 20승 이상 시즌 그리고 91,98년 두 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한 레전드인 톰 글래빈은 정말로 지독하리만큼 철저한 몸 관리로 유명하다. 근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식물을 피하는데 심지어 오렌지 주스조차도 마시지 않고, 메이저리그 시즌이 개막하면 음료수는 오로지 물만 마시는 걸로 유명한 선수였다.

     

    결국 성공은 맥락 기억과 합리성의 싸움에서 합리성과 손잡고 행동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건가보다. 이는 일시적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닌 롱런하면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분들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2.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 때문에 고생할까?

     

    코카인을 정기적으로 흡입하는 미국인은 별로 없지만, 미국인 거의 절반이 정기적으로 신용카드 빚을 지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만 달러 이상의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만약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시대처럼 우리의 수명이 짧거나 이 세계가 훨씬 더 불확실하다면, 미래보다 현재를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우리의 태도를 옳다. 하지만 은행계좌를 정부가 보증하고 식품점에 물건들이 안정적으로 다시 채워지는 사회에서 이렇게 현재를 중시하는 태도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우리가 미래를 깎아내릴수록 우리는 약물, 술, 과식 같은 단기 유혹에 굴복할 것이다. (p136)

     

    - 신용카드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문명국가 중산층의 대부분의 문제인 거 같다.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문제점은 김승호 회장님도 자신이 저술하신 생각의 비밀이란 책에서 언급하셨는데, 신용카드는 결국 자신의 미래를 담보 잡혀서 현재에 올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셨다. 

     

    김승호 회장님께선 그 책에서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조용히 책을 덮고 가서 가위를 가져오라고 하셨다. 신용카드부터 당장 없애버리라고 

     

     

    <정서와 기억의 선택의 도미노 현상>

     

    1. 끊임없이 갈등하는 우리의 뇌

     

    인간은 어떤 멍청한 짓을 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걸 안다는 사실은 뇌가 갈등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여러 체계들을 끌어 모은 것임을 시사한다.

     

    진화는 조상 전래의 반사 체계를 먼저 만들었고, 그다음에 합리적 사고를 위한 체계를 발전시켰다. 그래서 선조 체계는 그것이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언제나 우리가 제일 먼저 의지하는 기본값인 듯하다.

     

    우리는 급박할 때뿐만 아니라 피곤할 때 주의가 산만할 때 또는 그냥 나태할 때에도 숙고 체계를 외면한다. 결국 우리의 숙고 체계는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이유들로 오염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미래를 갉아먹는 행동이 그렇게 요지부동의 습관으로 남아있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p 138)

     

    소파에 기대어 야식으로 치맥을 즐기면서도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자기 배가 남산만큼 튀어나온다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배가 튀어나온 상태에서도 우린 밤에 배민 앱을 다시 클릭한다.  그것이 건강유지와 체형관리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건강한 날씬함은 단순한 자랑거리가 아닌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극기의 결과물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섭취하는 음식을 가리는 방법도 있고, 간헐적 단식처럼 먹는 시간대를 제한하는 방법도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모든 방법은 자제력이 필요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2.  이성보다 감정에 의존하는 선택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은 자기가 계속 술을 마시면 폐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한 잔이 가져다줄 쾌감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분별력 있는 선택은 이미 물 건너가고 만다. 이럴 때는 정서만 있고 논리는 없다.

     

    물론 긍정적인 감정이 결정에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결혼 상대를 정할 때, 집을 장만할 때 등이 그렇다 (p138)

     

    - 세계적인 자기 계발 강사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도 언젠가 그의 강연에서 인간은 철저히 감정의 동물이다라고 했다. 그는 모든 소비의 마지막 단계에선 결국 감정의 지배를 받아 결정한다고 했다.

     

    그 당시 그 말만 들었을 땐 다소 이해가 안 갔으나, 이 책 클루지를 통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합리성보단 맥락의 기억에 더 강하게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니 그분의 강연이 이해가 갔다.

     

    자수성가한 부자는 이미 우리의 판단이나 결정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던 거 같았다. 

     

     

    <도덕적 선택과 도덕적 직감>

    1. 크리스마스 휴전

     

    제1차 세계대전 초기였던 1914년 크리스마스 때 영국군과 독일군이 선언한 비공식 휴전은 내장의 감정이 도덕적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 역사적 사례다.

     

    원래 양국 군대의 의도는 크리스마스를 지낸 뒤 전쟁을 재개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휴전기 간 중 양국 군인들이 서로를 알게 되었고, 일부는 크리스마스 식사를 같이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군인들이 상대를 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똑같은 인간으로 보게 되었다.

     

    결국 군인들은 크리스마스 휴전이 끝난 뒤에도 더 이상 서로를 죽일 수 없었다. (p144)

     

    정서적 교감을 나눈 사람들끼리 전부터 철천지 원수지간이 아니라면 어떻게 죽일 수 있겠는가. 인간이라면 당연한 결과이며, 이것은 누가 봐도 숙고 체계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비이성적인 선조 체계로부터 나왔다는 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올해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완전히 종식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나빠!

     

    사촌이나 남매간의 사랑처럼 뭔가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느끼지만 왜 잘못되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를 심리학자 조나단 화이트는 도덕적으로 말문 막힘이라고 불렀다.

     

    이런 도덕적으로 말문이 막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선조 체계와 숙고 체계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그리고 갈등이 생길 때면 흔히 그렇듯이 이기는 쪽은 선조 체계다.

     

    설득력 있는 이유를 대지 못한다는 걸 스스로 알면서도 뭔가 역겨운 느낌이 우리에게 좀처럼 가시지 않는 것이다(p146)

     

    가끔 포털 사이트 댓글란에 여성들의 레깅스 복장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여성들이 야외에서 레깅스 복장으로 다닐 자유가 있듯이 그런 복장을 싫어할 자유도 내게 있다는 식의 뭔가 논리적인 것처럼 포장해서 글을 쓰지만 결론은 내 기준에선 무조건 나빠!!

     

    나 역시도 피트니스 센터에 갔을 때나 여름 아침 공원에서 레깅스 차림으로 조깅하는 여성분들을 종종 본다. 적어도 내 기준에선  레깅스 복장으로 인해 여성분의 몸매가 아름답게 보인다는 느낌은 받있을지언정 혐오스럽단 느낌이 들진 않았다.

     

    물론 그런 복장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는 분들을 향해 당신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단 말을 하는 건 추호도 아니다. 사람마다 다 느낌과 생각이 다르니 내가 주제넘게 거기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다만 야외 레깅스 복장을 싫어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건 자유지만  싫어하는 글들을 보면 대체로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싫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뿐이다. 책의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댓글들이 생각났다.  

     

    <합리적 선택을 위한 전제>

     

    1. 신중한 선택이 언제나 최선일까

     

    우리의 의식적이고도 신중한 선택이 항상 최선의 선택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반사 체계는 그것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숙고 체계가 숙고하는 것보다 뛰어나다.

     

    가령 차의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지, 아니면 옆의 좁은 길로 빠져나가야 할지 등 순간적으로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숙고 체계는 너무 늦다. 

     

    또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을 때 상황에 따라서는 의식적인 심사숙고보다 무의식적인 결정이 더 나은 기량을 발휘하기도 한다 (p148)

     

    전문가의 촉을 의미하는 걸까? 고려해야 할 상황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그 판단이 더 옳았던 케이스가 더 많은 걸 보면.

     

    경험이 누적되어 그것이 쌓였을 때 그것들이 어느 순간에 반사 체계를 통해 영감을 주는 그런 예를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2. 블링크(신속하고도 효과적인 결정)가 언제나 최선일까?

     

    누군가 신중한 판단 대신 여러모로 취약하고 편향된 무의식적 반사 체계에 상습적으로 의존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반대로 조상 전래의 반사 체계를 완전히 버리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짓이다.

     

    반사 체계는 완전히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덜 논리적일 뿐이다. 진화는 우리에게 상이한 능력을 지니 두 체계를 남겨 주었다. 하나는 틀에 박힌 일을 처리할 때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반사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틀을 벗어나 생각할 때 유익한 숙고 체계다.

     

    우리는 이 두 체계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조화를 이룰 때 우리의 결정이 편향되기 쉬운 상황들을 밝혀내고, 이런 편향을 극복할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궁극적으로 지혜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p 149)

     

    우리의 진화과정이 비록 불완전하다고는 하지만, 조상 전래로 내려오는 반사 체계 역시 나름의 중요한 역할이 있기에 없어지지 않고 늘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다.

     

    관건은 숙고 체계를 통해서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불쑥 반사 체계가 그 상황을 지배해버려서 결국  자기 스스로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를 극복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감정적 대응이라고 부르는 상황을 이겨야 하는 경우이다.

     

    물론 그런 상황을 극복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왜냐면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합리성보다는 맥락 기억에 의존하는 반사 체계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반응 체계가 두 가지로 상존하고 있고, 이 두 체계가 훌륭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각자의 영역이 있다는 점을 알았다. 그러므로 앞으론 어떤 상황에 마주했을 때 우리가 어떤 체계에 따라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지 판단하고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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