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지 - 제1장 맥락과 기억 :: 신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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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루지 - 제1장 맥락과 기억
    독서 및 감상문 2022. 11. 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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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뒤죽박죽 기억체계 >

     

    1. 컴퓨터의 기억체계와 인간의 기억체계

     

    컴퓨터의 데이터 뱅크에 있는 모든 항목은 고유한 위치와 주소를 가지고 있다. 이를 우편번호 기억이라고 부른다. 반면 우리는 우편번호 기억대신 일종의 맥락기억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끄집어내기 위하여 맥락이나 단서를 사용한다. 우리는 보통 여러가지 단서를 사용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 (p 39)

     

    - 우리가 컴퓨터처럼 우편번호 기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시험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암기의 어려움은 전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하고 심지어 뒤죽박죽이라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아는 것도 긴가민가하는 느낌부터 결국 아는 문제를 틀리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나부터도 많은 경험이 있다. 시험만보면 왜 평소엔 그렇게 정확하게 아는거같은 것도 헷갈리고 문제를 보면 갈등하다가 둘 중 하나를 찍고, 그것이 기가 막히게 비켜간 경험을 

     

     

    2. 맥락기억의 장점과 단점

     

    맥락 의존적인 기억은 컴퓨터처럼 모든 기억을 똑같이 취급하는 대신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유용한 가능성이 큰 정보를 가장 빨리 머릿속으로 불러낸다.

     

     

    게다가 우리는 컴퓨터와 달리 우리 자신의 내부 하드웨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기억속에서 찾기위해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일일뿐이다.

     

     

    다만 찾는 기억과 일치하는 기억을 뽑아내는 방식에서는 항상 옳은 기억이 반응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말로 원하는 기억이 원치않는 기억들 사이에 묻혀버릴 수 있기때문이다(p41)

     

     

    - 만일 우리가 언제나 기억하는 것과 일치하는 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면 우리가 시험범위 내용을 모두 공부했다는 전제하에 우린 시험에서 틀리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에 들었고 배경까지 모두 읽었던 클래식 음악도 익숙한 멜로디지만 어디서 흘러나올 경우, 그게 어떤 제목과 누구에 의해서 작곡되었는지 올바르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꽃의 왈츠를 작곡한 차이콥스키

     

     

    < 일상을 방해하는 기억의 법칙들 > 

     

    1. 맥락기억의 예비(점화)효과 

     

     맥락의 강력한 효과는 기억의 출력펌프를 예비(점화)하는 일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가령 의사라는 단어를 들어면 간호사라는 단어를 인식내지 연상하기 쉽다. 우리가 뭔가를 기억해낼때면 거의 언제나 맥락이 배경에서 어른거리고 있다. 

     

    맥락기억의 또다른 결과는 우리가 들은 거의 모든 정보가 좋든 싫든 몇가지 다른 기억들을 종종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촉발한다는 사실이다.

     

    뉴욕대학에서 실행한 실험에 의하면 '교수', '지적인'과 같은 단어를 미리 접했던 사람들은 '축구장 난동꾼', '어리석은' 같은 표현들을 접했던 사람들보다 지적인 과제에서 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고한다.

     

    맥락기억이라는 것은 일종의 연상작용인듯하다. 책 내용에 의하면 내가 어떤 단어들을 들으면 그것과 관련있는 여러 단어들을 떠올리게되는거같다. 그런데 그런 연상작용은 무의식적으로도 작용해서 대학 실험에서는 피실험자들의 과제수행 능력에서도 차이를 만든다고한다. 

     

    비단 맹모삼천지교까지 가지 않더라도 오늘날에도 자식 교육을 위해서 좋은 학군과 환경으로 이사를 가는 부모님들의 행동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듯하다. 

     

     

     

    2. 기억의 왜곡과 간섭: 목격자의 증언을 믿지마라

     

      법정에서 진술하는 목격자 역시 과거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진술할때 맥락기억에 의존하고 있다.  목격자의 증언이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기억이 조각 조각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기억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것들을 정돈하기에 적합한 체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의 인출은 맥락의 영향을 받게된다. 결국 사건이나 범죄에 대한 기억도 다른 모든 기억과 마찬가지로 왜곡될 수 있다.(p 50~51)

     

    - 개인적으로 목격자의 증언을 신뢰하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중 하나는 법정에서 진술하는 목격자 즉 증인이 법정의 분위기나 심문하는 자의 태도나 말에 의해서 잘못된 기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피해자 역시 자신의 피해경험에 대한 왜곡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처벌의 근거로 삼는 현재 법원의 태도는 분명 재고해야할 여지가 있다. 

     

     

     

    3. 최근 기억과 빈번한 기억의 갈등

     

    인간의 기억창고는 사진들이 어지럽게 가득차 있는 상자와 비슷하다. 그래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기억해내야 할 경우에 우리의 기억체계는 형편없는 것이다.

     

    거기에 최근 것과 빈번한 것의 갈등은 인간에게 거의 보편적인 또 다른 경험도 설명해준다. 사람들은 퇴근하면서 식품점에 들러야지 생각했다가도 어느새 그것을 잊은채 그냥 집으로 차를 몰고 돌아오곤 한다. 이것은 빈번한 행동이 최근 목표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 이처럼 형편없는 기억력으로 인한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메모장이나 스케줄표에 적어두기가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이고, 어릴적부터 이런 습관을 길러두는게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주변에서 볼때 이런 기록의 습관을 가지신 분들이 업무수행 능력도 뛰어났다. 

     

     

    4. 시간과 기억의 불일치

     

    인간의 기억에는 또다른 특이 사항이 있다. 그것은 무엇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기억과 그 일이 언제 일어났는가에 대한 기억이 좀처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은 몇 달 동안 큰 뉴스거리가 되었던 사건조차도 그것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일어난 사건자체에 대한 기억과 언제 일어났는지에 대한 기억이 분리된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사건이 일어난 시기과 관련하여 나에게 뭔가 특별한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면 일어난 시기에 대해서 정확히 기억하지만, 그렇지않고 아무리 중요한 사건일지라도 내 개인적인 사정과 연관이 없다면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아주 흔하다. 

     

    전에 이 부분을 읽고 주변 분들께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과 관련해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김연아 선수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한건 다 기억하지만, 몇 년도에 있었던 대회인가에 대해선 바로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왜 이렇게 우리의 기억은 허술할까

     

    1. 우리의 기억은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한다

     

    우리 조상들은 거의 언제나 즉각적인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살았다. 우리는 세계를 지각하고 그것에 반응해 행동하는 존재다. 그래서 이런 사정때문에 인간에게는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기억체계가 발달하였다.

     

     

    특히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근도와 빈도와 맥락은 기억을 조정하기에 적합한 도구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거의 접하지 않았던 종류의 요구들에 직면해 있다.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어디에 두었는지, 누가 우리에게 무엇을 언제 말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해야할 필요가 있다.

     

     

    인류문명의 발달로  세계가 우리에게 필요로하는 요구사항에 대하여 우리의 뇌는 아직 그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발달하지 못한거같다. 그렇다면 그 수준까지 발달하기전까지는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불완전한 기억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보조작동이 필요하다. 바로 메모의 습관이다.

     

    전에는 메모나 기록은 바람직한 습관으로 인식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이런 습관은 세상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사항에 대하여 가장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고 따라서 반드시 실천해야만 하는 습관으로 여겨진다. 

     

     

    2. 우리의 기억은 맥락과 빈도와 최근도의 함수이다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는가는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싶은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치른 퇴역 군인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경험한 사람들의 예를 보더라도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는지 무엇을 잊는지는 맥락과 빈도와 최근도의 함수이지 내면의 평화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 아마 우리가 자유롭게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지우고 싶은 기억은 모두 지울 수 있다면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뇌는 그런 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참으로 아쉬운 능력이다. 설령 기억하고 싶은 모든걸 기억할 순 없더라도, 적어도 지우고 싶은건 자유롭게 지울 수 있는 능력만이라도 우리 뇌가 갖추고 있었다면 불행한 과거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그나마 조금 덜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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