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1회전 탈락후 이듬해 바로 그 대회를 우승한 선수들 :: 신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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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저대회 1회전 탈락후 이듬해 바로 그 대회를 우승한 선수들
    스포츠 2021. 2. 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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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나조시대의 특징중 하나는 페나조는 절대로 대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죠. 제 기억으론 세계적인 탑클래스의 선수로 성장하고나서 페나조가 메이저대회 1회전에서 탈락했다는 뉴스는 지금까지 접해본 기억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페나조가 차원이 다른 수준의 플레이를 구사한다는 뜻이겠죠.

    헌데 90년대 테니스에서는 이미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거나 4강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다른 대회에서 1회전 탈락을 하는경우가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또한 오늘 얘기하려는 전년도 메이저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선수가 이듬해 우승을 해버리는 경우도 가끔이긴하지만 그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메이저대회 1회전 탈락한후 이듬해 바로 그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선수를 소개할까 합니다.

    다만 90년 US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후 91년 US오픈을 우승한 스테판 에드베리의 얘기는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예전 90년 US오픈 이란 글에서 이미 소개를 했기에 중복적으로 얘기를 쓰면 다소 지루할거같아 빼도록 하겠습니다.

    1. 안드레 애거시 <93년 US오픈 1회전 탈락 / 94년 US오픈 우승>

    애거시는 93년 US오픈 1회전에서 스웨덴의 토마스 엥크비스트에게 세트스코어 2:3(64 64 36 67 62)으로 져서 일찌감치 짐을 쌌습니다. 패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겠지만 93년에 애거시의 몸상태는 전반적으로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93년 윔블던에서는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서 미리 라켓으로 테이크백을 한 상태로 토스를 구사하는 약간 특이한 자세로 서브를 하는등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애거시는 수술대에 올라 발목수술도 받고 전반적인 재활치료에 전념하면서 94년 전반기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재활훈련을 열심히 받은 애거시는 롤랑가로에 참가했으나 아직 경기감각도 무뎠고 무엇보다 클레이코트의 강자였던 토마스 무스터를 만나서 2회전에서 풀세트 접전끝에 아쉽게 패했습니다. 한달후 벌어진 윔블던에서는 16강까지 진출하면서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때는 미국의 토드 마틴에게 역시 풀세트 접전끝에 패했습니다.

    그리고 8월말 애거시가 가장 좋아하는 하드코트대회인 US오픈이 열렸습니다. 1회전에서 스웨덴의 로버트 에릭슨을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기분좋게 출발한 애거시는 16강전 마이클 창을 만나면서 접전을 벌입니다. 풀세트 끝에 3:2(6/1, 6/7, 6/3, 3/6, 6/1)로 이기면서 최대고비를 넘겼습니다.

    이어 8강전에서는 자신을 롤랑가로 2회전에서 탈락시킨 토마스 무스터를 만나 3:0으로 완파하면서 설욕을 했고, 4강전에서는 이번에는 윔블던 16강에서 자신을 탈락시킨 토드 마틴을 만나 3:1로 꺽고 결승에 진출합니다.

    한편 당시 세계최강 피트 샘프라스는 16강에서 페루의 하이메 이자가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고 탈락합니다. 결승에 오른 슈티히에게 애거시는 저승사자같은 존재였습니다. 이미 4번의 만남을 통해서 슈티히는 애거시에게 4전 전패를 당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안드레 애거시와 미카엘 슈티히(우)

     

    결승전도 마찬가지여서 애거시는 슈티히를 모든 면에서 압도하며 3:0(6/1,7/6,7/5)으로 경기를 마치고 US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립니다. 더불어 90년 US오픈에서 샘프라스에게 힘없이 패하며 물러난 아쉬움을 달래며 92년 윔블던 우승에 이어 자신의 두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2. 리카르트 크라이첵 <95년 윔블던 1회전 탈락 / 96년 윔블던 우승>

    93년 롤랑가로 4강에 진출하면서 일찌감치 세계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 네덜란드의 크라이첵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94년부터는 퇴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95년 윔블던에서는 미국의 브라이언 쉘턴에게 0:3으로 패하면서 1회전 탈락의 쓴맛을 경험합니다.

    사실 95년 메이저대회에서 크라이첵은 전반적으로 부진했습니다. 호주오픈 2회전 탈락, 롤랑가로도 2회전 탈락, 그나마 US오픈만 3회전까지 진출했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많이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96년을 대비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크라이첵은 롤랑가로에서 비록 우승자 러시아의 예브게니 카펠니코프에게 1:3으로 패하긴 했어도 8강전까지 진출하며 한껏 컨디션을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한달뒤 벌어진 윔블던에서 드디어 크라이첵은 일을 냈습니다.

    1회전에서 스페인의 하비에르 산체스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한 크라이첵은 8강전에서 대회 4연패를 노리는 세계최강 미국의 피트 샘프라스를 만납니다. 16강전에서 크라이첵이 앞선 롤랑가로 결승진출자 슈티히를 3:0으로 꺽을때만해도 어느 정도 주목은 받았지만, 샘프라스는 못넘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크라이첵이 샘프라스를 3:0(7/5,7/6, 6/4)완파하는 대이변을 연출합니다. 사실상 96년 윔블던 결승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후 크라이첵은 4강전 호주의 제이슨 스톨튼버그와의 경기나 결승전 미국의 말리바이 워싱턴과의 경기는 이보다 더 쉽게 끝내버립니다.

    8강전에서 샘프라스와 대결하면서 크라이첵은 완전히 크레이지 모드로 돌변해서 보통 에이스가 나오는 샘프라스이 첫서브를 리턴에이스로 날려버리는등 샘프라스를 패닉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크라이첵과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난감한 표정의 샘프라스

     

    한편 크라이첵은 오픈시대이후 최초의 네덜란드 출신 메이저대회 우승자로써, 1968년 US오픈에 출전한 네덜란드의 톰 오커가 결승에서 미국의 아더 애시에게 풀세트 대접전끝에 2:3으로 패한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네덜란드 출신 메이저 첫 우승을 기록하는 선수가 됩니다. 크라이첵의 윔블던 우승이 현재까지는 네덜란드 선수의 유일한 메이저 우승이기도 합니다.

    흑인선수로는 75년 아더 애시이후 21년만에 윔블던 결승에 오른 미국의 말리바이 워싱턴

     

    한편 68년 US오픈은 미국의 흑인 선수인 아더 애시와 네덜란드의 톰 오커와의 결승이었고, 96년 윔블던은 미국의 흑인 선수인 말리바이 워싱턴과 네덜란드의 리카르트 크라이첵의 결승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68년은 미국의 아더 애시가 승리한 반면, 96년은 네덜란드의 크라이첵이 우승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3. 패트릭 래프터 <96년 US오픈 1회전 탈락 / 97년 US오픈 우승>

    96년 호주의 패트릭 래프터는 1회전에서 덴마크의 케네스 칼센에게 0:3으로 패합니다. 94년 잔디코트대회인 맨체스터 대회를 우승하고나서 래프터는 95,96년은 성장을 위한 후퇴처럼 보이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96년에 들어서면서 호주오픈 2회전 탈락, 롤랑가로 1회전 탈락 그나마 윔블던에서 16강까지 진출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 US오픈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1회전 탈락. 하지만 래프터는 97년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준우승에 그쳤지만 6번의 결승진출이 있을정도로 안정된 기량을 선보였고, 특히 롤랑가로에서 4강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US오픈에서 1회전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를 시작으로 안정된 모습으로 플레이를 시작하더니 최대고비였던 16강전 안드레 애거시를 3:1로 눌렀습니다.

    이후 4강전 마이클 창마저도 3:0으로 가볍게 제압하더니, 결승에서는 영국의 그렉 루세드스키를 세트스코어 3:1(6/3, 6/2, 4/6, 7/5)로 누르고 87년 팻 캐시의 윔블던 우승이후 10년만에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는 호주선수가 됩니다.

    영국선수로는 1977년 존 로이드이후 20년만에 메이저 결승에 오른 그렉 루세드스키

    US오픈만으로 따지자면 73년 존 뉴컴이후 24년만의 호주출신의 US오픈 챔피언이 됩니다. 그리고 97년 대회는 아더애시 스타디움이라는 새로운 센터코트를 개장한 해이기도 하며, 패트릭 래프터는 아더애시 스타디움에서 우승한 최초의 챔피언입니다.

    4. 로저 페더러 < 02년 윔블던 1회전 탈락 / 03년 윔블던 우승>

    03년 윔블던 챔피언 로저 페더러와 준우승자 마크 필리포우시스(우)

    사실 02년도 메이저대회는 페더러에게 매우 불운한 해였습니다. 01년 이미 8강까지 진출했던 롤랑가로와 윔블던에서 더 성장하기는 커녕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롤랑가로에서는 모로코의 하킴 아라지에게 그리고 윔블던에서는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안치치에게 일격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US오픈에서는 그나마 조금 나아진 16강까지 진출했습니다.

    02년 윔블던에서 페더러를 1회전 탈락시킨 마리오 안치치 ​

    03년도에 접어든 페더러는 윔블던전까지 4개 대회를 우승하며 훨씬 안정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다만 롤랑가로에서는 5번 시드를 배정받고도 1회전에서 페루의 루이스 호나에게 패해 또다시 1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윔블던 직전인 독일에서 열인 할레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윔블던 우승을 위한 예열을 마치고, 윔블던 1회전을 맞이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03년 윔블던 대회에서 페더러가 1회전에 만난 선수가 한국의 이형택 선수였습니다. 페더러는 이형택 선수를 3:0(6/3, 6/3, 7/6)으로 제압하고 계속 승승장구합니다.

    16강전 미국의 마디 피시에게 한세트를 내준걸 제외하면 4강까지 무실세트로 올라왔고, 결승에서는 호주의 마크 필리포우시스를 맞이하여 역시 3:0(7/6, 6/2, 7/6)으로 완파하고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오픈시대이후 스위스 선수로는 첫 메이저 대회룰 우승하게 됩니다.

    드디어 메이저대회 첫 우승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04년 호주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페더러의 시대가 막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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