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의 행위능력과 제한능력자제도

Ⅰ. 총  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권리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렇다고해서 모든 권리능력자가 자기의 행위에 의하여 권리를 취득하거나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권리능력자가 권리를 얻고 의무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지식수준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민법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이처럼 일정한 지식수준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의사능력인데, 민법은 의사무능력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법률적 효과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의사무능력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다만 의사무능력자인지 여부는 하나하나 구체적인 경우에 그 유무를 판정해야합니다. 왜냐하면  의사능력 여부는 외부에서 확실하게 알기어려운 내적인 심리적 정신능력일 뿐만 아니라 표의자의 정신적 발달의 정도 행위당시의 정신상태 대상이 되는 행위의 어려움과 쉬움 등에 따라서 의사능력 유무가 상대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행위의 상대방 또는 제3자의 처지에서 본다면 행위당시에 표의자의 의사능력 유무를확실하게 안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우므로 나중에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행위를 무효화시켜버린다면 이는 거래 상대방에게 헤아릴수 없는 불측의 손해를 입게됩니다. 이는 거래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므로 이에 민법은 재산적 법률행위가 빈번하게 행해진다는 사실에 입각해서 특히 행위의 상대방이나 제3자가 입게될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될 수 있는대로 가볍게 하기위하여 다음과 같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즉 일정한 획일적 기준을 정하여 이 기준을 갖추는 때에는 표의자가 단독으로 일정한 범위의 법률행위를 무조건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획일적 기준에 관하여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일정한 표지를 갖추게 함으로써 이를 객관화하여 상대방이나 제3자가 미리 알아차리고 손해발생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획일적 기준에 의하여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정한것이 바로 행위능력제도 또는 제한능력제도입니다. 반대로 이러한 제한능력자에 해당하지 않을만한 자격을 행위능력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완전히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지위 또는 자격을행위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민법상의 제한능력자 그중에서도 미성년자를 중심으로 전개를 하고자 합니다.

 

 

 

 

Ⅱ. 미성년자의 행위능력

 

 

 

 1. 원  칙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5조 1항 본문)  즉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없이 미성년자 자신의 재산에 관하여 한 행위는 이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취소는 미성년자 본인이 하거나 법정대리인이 할 수 있는데,  다만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동의가 있었음을 이유로 법률행위의 유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69다 1568)

 

 

 

 

 2. 예  외

 

 

다음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미성년자 혼자서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단, 이경우에도 의사능력만큼은 반드시 있어야합니다.

 

 

 

  (1) 단순히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

 

 

    가령 부담없는 증여를 받거나, 채무면제 청약에 대하여 승낙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률행위는 미성년자에게 이익을 주고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기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담부 증여를 받는 행위라던가 경제적으로 유리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행위, 상속을 승인하는 행위등은 이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의무도 부담하는 행위이므로 미성년자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반드시 법정대리인등의 동의가 있어야합니다. 채무변제를 수령하는 것도 이익을 얻는 행위이지만, 한편으로는 채권을 잃게되므로,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2) 처분이 허락된 재산의 보존행위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한 재산은 미성년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범위를 정하여>라고 할때 그 범위에 관한 해석에 대하여 견해가 갈리는데, 다수설은 비록 처분을 허락한 재산의 사용목적이 정해져 있을지라도 그 목적과는 상관없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용목적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미성년자와 거래하는 제3자가 이를 알 수 없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알 수 없는 사용목적에 처분하지 않았다하여 나중에 이를 이류로 미성년자의 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면, 이는 거래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재산의 범위는 제한능력자제도의 목적에 반할 정도로 포괄적인 처분을 허락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또한 제6조는 재산의 처분이라고만 하고있으나, 그것은 사용수익등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 영업을 허락받은 미성년자의 그 영업에 관한 행위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으로부터 특정한 영업을 허락받은 경우에는 그 영업에 관하여 성년자와 동일한 행위능력을 가진것으로 본다. 여기서말하는 영업은 상업상의 영업에 한하지 않고, 널리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독립적 계속적 사업을 뜻합니다. 따라서 공업이나 농업 그 밖의 실업은 물론이고 자유업도 포함합니다.

 

 

법정대리인이 영업을 허락하는데는 반드시 영업의 종류를 특정해야 합니다. 종류를특정하지 않은 허락은 미성년자를 보호하려는 제도의 목적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제8조 1항의 <특정한 영업>이라는 것은 영업의 단위가 하나 또는 둘이라는 것처럼 그 종류가 특정되어있는 영업을 의미하며, 하나의 단위가 영업의 일부만을 허락하거나 또는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영업에 관하여>라는 것은 허락을 받은 특정의 영업을 하는데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모든 행위를 뜻합니다. 그리고 성년자와 동일한 능력을 가진다는 것은 법정대리인의 대리권도 이 범위에서는 소멸하는 것을의미합니다.

 

 

 

  (4) 혼인을  한  미성년자의  행위

 

 

미성년자가 혼인을하면 성년자로 본다 즉 성년으로 의제됩니다. 따라서 혼인을한 미성년자는 성년자와 같은 해위능력을 가집니다. 따라서 다음의 점을 주의해야합니다.

 

 

첫째, 성년의제의 효과가 생기는 혼인은 법률혼에 한하며, 이른바 사실혼은 제외됩니다. 만일 사실혼까지 성년의제로 인정한다면 성년으로 의제되는 식가 매우 불명확해져서 법적안정성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년의제를 받은 사람이 아직 미성년으로 있는 동안은 혼인의 취소나 이혼등으로 혼인이 해소되더라도 그가 다시 미성년자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오 통설입니다. 따라서 혼인이 해소되더라도 그 미성년자는 계속 행위능력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합니다.

 

 

 

 

(5)  대리행위

 

 

미성년자의 행위능력 제한은 제한능력자인 미성년자 본인의 보호를 위한 것이므로 타인의 대리인으로써  법률행위를 하는 데는 제한능력자로서 행위능력은 제한되지 않는다

 

 

 

 

3.  동의와  허락의  취소

 

 

 

(1)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법정대리인이 한번 준 동의나 허락을 취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취소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제7조의 동의와 허락의 취소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 성질상 소급효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철회로 봄이 의미상 더 타당합니다.

 

 

다만 이 철회를 미성년자에게 한 경우 이를 가지고 상대방또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지여부가 문제되는데, 동의나 철회는 이를 공시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만일 철회를 가지고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면 이는 거래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므로, 제3자가 철회를 알지 못했다면 철회를 가지고 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봄이 타당합니다.

 

 

 

(2) 영업허락의  최소와  제한

 

 

법정대리인은 그가 한 영업의 허락을 취소 또는 제한할 수 있다. 여기서의 취소라는 것도 장래를 향하여 그 허락이 없었던 것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영업허락의 취소나 제한은 선의의 제3자 즉 미성년자와 거래한 선의의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다만 법정대리인이 영업허락을 취소하거나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됩니다. 친권자가 자녀에 대한 법률행위의 대리권 또는 재산관리권을 행사할 때에는 자기의 재산에 관한 행위와 동일한 주의를 하여야하고, 후견인 대리권 등을 행사할때에는 수임인과 마찬가지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기울여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