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명승부전 - 92년 US오픈 :: 신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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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명승부전 - 92년 US오픈
    스포츠 2021. 2. 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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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년 US오픈 결승전은 90년 우승자 피트 샘프라스와 91년 우승자인 디펜딩 챔피언 스테판 에드베리와의 경기였습니다. 사실 이 결승전은 미국 테니스의 입장으로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92년 미국 남자 테니스는 4대 메이저대회중 US오픈을 제외하고 이미 나머지 3개 대회를 모두 미국 선수가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앞선 호주오픈과 롤랑가로는 짐 쿠리어가 우승을 했고, 직전 대회인 윔블던에서는 안드레 애거시가 크로아티아의 고란 이바니세비치를 꺽고 감격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그래서 만일 샘프라스가 US오픈을 우승하면 미국테니스는 92년 벌어진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하게됩니다.

    92년 윔블던 챔피언 안드레 애거시

    오픈시대이후 69년 로드 레이버가 시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케이스를 제외하고 한 국가의 선수들이 합작으로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예는 88년 스웨덴 테니스가 유일합니다. 매츠 빌란데르가 호주오픈, 롤랑가로, US오픈을 그리고 스테판 에드베리가 윔들던을 우승하면서 88년 벌어진 4대 메이저대회는 모두 스웨덴 선수들이 차지했습니다.

    미국테니스는 88년 스웨덴이 달성한 그 대기록달성에 샘프라스가 방점을 놓기만하면 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결승전 매치업을 예상했을때 전문가들은 샘프라스가 우위에 있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샘프라스는 8강전 알렉산더 볼코프를 3:0, 4강전 짐 쿠리어를 3:1로 비교적 수월하게 꺽어 체력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습니다

     

     

    반면, 에드베리는 16강전 리카르트 크라이첵, 8강전 이반 랜들, 4강전 마이클 창과의 대결까지 3경기를 연속으로 풀세트 접전을 펼친끝에 결승에 올라와서 체력적 부담이 상당할 거라고 봤습니다. 특히 마이클 창과의 4강전 경기(6/7, 7/5, 7/6, 5/7, 6/4)는 5시간이 넘는 대혈투였습니다.

    16강전부터 매경기 풀세트 접전을 벌이면서 결승에 오른 스테판 에드베리. 언론에서는 그를 마라톤 슈퍼맨이라고 불렀습니다. 

     

    결승전 1세트를 샘프라스가 6:3으로 가져갈때만해도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2세트부터 힘을 낸 에드베리는 2세트를 6:4로 가져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습니다.

    승부의 갈림길이 된 3세트는 두 선수가 서로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키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는데, 경기내용 자체는 샘프라스가 다소 우위에 있었습니다. 비록 에드베리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지는 못했지만, 에드베리의 네트점령을 무력화시키는 멋있는 패싱샷을 여러번 선사했습니다. 두 선수가 모두 자기 서비스 게임을 지키게되면서 3세트 경기는 결국 타이브레이크로 가게됐습니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빛을 발한 스테판 에드베리의 발리

     

    타이브레이크에서 에드베리는 더 뛰어난 발리솜씨를 선보였던 반면 샘프라스는 3세트 내내 빛을 낸 패싱샷이 연거푸 벗어나거나 네트에 걸리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결국 에드베리가 타이브레이크 스코어 7-5로 3세트를 접수하면서 승부의 추는 에드베리쪽으로  기울었습니다.

    4세트에서 샘프라스는 여전히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의 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채 에드베리에게 2번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2-6으로 4세트를 넘겨줌과 동시에 에드베리는 91년에 이어 US오픈 2연패를 달성하게 됐습니다. 거기에 미국 남자 테니스 선수가 4대 메이저대회를 싹쓸이하는 대기록 달성에도 실패하게 됐습니다.

    92년 US오픈 챔피언 스테판 에드베리. 그의 6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마지막 우승이었습니다

     

    참고로 미국 남자 테니스는 92년부터 95년까지 16번의 메이저대회에서 총15번 결승에 진출했고, 그 중 12번의 우승을 차지합니다. 미국 남자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유일한 대회는 94년 롤랑가로 결승으로 모두 스페인 선수인 세르게이 부루게라와 알베르토 베레사테기의 결승전입니다.

    미국 테니스는 94년을 제외한 92년,93년,95년 모두 4대 메이저대회 결승에 미국 남자 선수를 진출시켰지만, 92년은 US오픈에서 샘프라스가 에드베리에게, 93년은 롤랑가로 결승에서 짐 쿠리어가 세르게이 부루게라에게, 95년은 역시 롤랑가로 결승에서 마이클 창이 토마스 무스터에게 패함으로써 한해 4대 메이저대회 싹쓸이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이 기록은 앞서 언급했듯이 88년의 스웨덴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92~95 사이 16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미국 남자 선수가 결승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대회인 94 롤랑가로 결승전. 좌로부터 준우승자 알베르토 베레사테기,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우승자 세르게이 부루게라

     

    어쨌든 92년 US오픈은 에드베리의 6번째 메이저 단식 타이틀 획득이자 에드베리의 커리어 마지막 메이저 단식 우승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92년 US오픈은 저물어져 가는 스웨덴 테니스의 마지막 불꽃이었고, 92년 메이저 2관왕을 기록한 짐 쿠리어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미국 테니스는 92년부터 99년까지 8년연속 세계랭킹 1위 선수를 배출하게 됩니다(쿠리어 92년, 샘프라스 93~98, 애거시 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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