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명승부전 - 90년 US오픈 :: 신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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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명승부전 - 90년 US오픈
    스포츠 2021. 2. 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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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US오픈은 후대에 여러모로 회자되는 기록이 나온 대회였습니다. 우선 90년 8월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스테판 에드베리가 1회전에서 구소련의 알렉산더 볼코프에게 0:3으로 패함으로써, 68년 오픈 시대 이후 지금까지 US오픈에서 1번 시더가 1회전에서 탈락한 유일한 대회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라 US오픈에 참가했으나 1회전에서 탈락하고만 스테판 에드베리

     

    참고로 에드베리는 1990년 메이저대회에서 호주오픈 준우승( VS 이반 랜들), 프랑스 오픈 1회전 탈락(VS 세르게이 브루게라), 윔블던 우승, US오픈 1회전 탈락이라는 널뛰기 성적을 냈습니다. 특히 윔블던 우승후 US오픈 1회전 탈락이란 기록은 96년 네덜란드의 리카르트 크라이첵이 또 한 번 기록하는데, 그 당시 US오픈 1회전에서 크라이첵을 탈락시킨 선수가 바로 에드베리였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다시 90 US 오픈으로 돌아와서,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은 선수는 미국의 두 신성 피트 샘프라스(71년 8월 12일)와 안드레 애거시(70년 4월 29일)였는데, 특히 미국 선수끼리의 US오픈 결승전은 79년 존 매켄로와 비타스 게룰라이티스이후 11년 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오픈 시대 이후 결승에 오른 두 선수의 나이 합산이 만 40이 안 되는 유일한 대회이기도 합니다.

    결승전에 앞서 포즈를 취한 미 남자 테니스의 신성들

    거기에 우승자 피트 샘프라스는 만 19세 1개월의 나이로 US오픈을 우승하는데, 이건 1890년 올리버 캠벨이 만19세 6개월로 우승한 US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을 정확히 100년 만에 경신하는 대기록이었습니다. 샘프라스의 US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샘프라스는 1회전에서는 미국의 댄 골디, 2회전에서 스웨덴의 피터 룬트그랜, 3회전에서 스위스의 야곱 라섹 전까지는 3:0 완승을 거두며 비교적 쉽게 올라왔는데, 16강전 토마스 무스터, 8강전 이반 랜들, 4강전 존 매켄로라는 거대한 산을 하나하나 넘으면서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특히 8강전 랜들과의 경기는 샘프라스가 90년 US오픈에서 유일하게 치룬 풀세트 접전이었습니다. 샘프라스는 82년부터 9년 연속 US오픈 결승 진출을 노렸던 랜들을 꺾음으로써 세대교체의 신호탄 같은 대회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랜들은 88년 매츠 빌란데르, 89년 보리스 베커에게 내준 US오픈 왕좌를 되찾으려고 했으나 신성 샘프라스에게 패함으로써 그 꿈이 좌절됐습니다.

    US오픈 우승에 가장 큰 공헌한 샘프라스의 서브

     

    반면 반대편 드로의 애거시는 1회전에서 캐나다의 그랜트 코넬, 2회전에서 체코의 페트르 코르다를 꺽고 승승장구하더니 4강전에서 디펜딩 챔프 독일의 보리스 베커마저 세트 스코어 3:1로 누르고 90년 롤랑가로 결승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습니다.

    US오픈 결승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만20세 나이에 이미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 안드레 애거시의 우승을 예측했습니다. 비록 메이저대회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88년 롤랑가로 4강(VS 매츠 빌란데르), 89년 US오픈 4강(VS 이반 랜들), 90년 롤랑가로 결승(VS 안드레스 고메스)이란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샘프라스는 89년 US오픈 16강, 90년 호주오픈 16강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대다수가 애거시의 손쉬운 우승을 예측하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샘프라스가 8강전에서 이반 랜들을 꺾은 기량을 고려해서 애거시와 접전을 펼치겠지만 결국은 애거시가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할 거라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결승전은 피트 샘프라스의 3:0(6/4, 6/3, 6/2)일방적인 승리였습니다. 서브에서는 샘프라스가 우위에 있지만 그라운드 스트로크는 애거시가 앞설 거란 전문가들의 예상이 민망하게도 샘프라스가 모든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주며 싱겁게 끝났습니다.

    US오픈 최연소 우승자 피트 샘프라스

    확실히 어떤 만남이건 첫만남이 중요한데, 90년 US오픈은 샘프라스와 애거시의 메이저대회 결승전 첫 대결이었고, 이후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까지 샘프라스는 애거시에게 메이저대회 전적 6승 3패로 우위에 있었고, 특히 US오픈에서는 4전 전승(90,95,01,02)을 기록하게 됩니다.

    비록 결승전은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났으나, 결국 90년 US오픈을 통해 미국 테니스는 90년대를 이끌어갈 쌍두마차를 선보인 셈입니다. 실제로 이 대회 이후 91년부터 00년까지 10년 동안 윔블던은 8번(애거시 92/ 샘프라스 93~95, 97~00), US오픈은 5번(샘프라스 93,95,96 / 애거시 94,99)을 샘프라스와 애거시가 가져갑니다.

    시간이 흘러 2002년 US오픈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애거시와 샘프라스. 결과는 샘프라스의 통산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마감됨

     

    모든 대회가 그 대회만의 기록을 쏟아내기 마련인데, 90년 US오픈은 여러 좋은 기록과 불명예스런 기록도 함께 남기면서 샘프라스의 US오픈 최연소 우승이자 첫 메이저 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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